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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 조병화 겨울 – 조병화 침묵으로 침묵으로 이어지는 세월 세월 위로 바람이 분다 바람은 지나가면서 적막한 노래를 부른다 듣는 사람도 없는 세월 위에 노래만 남아 쌓인다 남아 쌓인 노래위에 눈이 내린다 내린 눈은 기쁨과 슬픔 인간이 살다 간 자리를 하얗게 덮는다 덮는 눈 속에서 겨울은 기쁨과 슬픔을 가려내어 인간이 남긴 기쁨과 슬픔으로 봄을 준비한다 묵묵히 Celine Dion and Peabo Bryson - Beauty and the Beast 2024. 1. 22.
수선화에게 - 정호승 수선화에게 /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2024. 1. 19.
바위 - 청마 유치환 바위 / 청마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 년 비정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 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Dana Winner (다나 위너) - One Way Wind 2024. 1. 13.
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Tedium Of Journey ( 긴 여정 ) - The Sound Of Angels 2024.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