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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 청마 유치환

by 이첨지님 2024. 1. 13.

 

 
바위 / 청마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 년 비정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
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아티스트 Isaac Ilyich Levitan (700x539, 169K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