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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마중 / 서화경 봄 마중 / 서화경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때가 되면 온다네 햇볕 잘 드는 앙지 틈에 초록 초록하며 잎새들 언 땅 뚫고 나와 앉는 봄 추운 겨울 눈보라에도 꽃망울을 틔우더니 혹독한 산고 끝에 홍매화 꽃 몽우리를 터트리고 화사한 분홍빛 웃음으로 봄이 왔음을 알려주네 추운 겨울 대한 소한 동장군을 견디며 이겨낸 우린 이제 가슴 설레며 봄이 오는 길목에 서있네 너울너울 나비처럼 춤추며 봄 마중 가자 어화 둥실 두 둥실 우리 이제 손잡고 봄 마중 가세나 2024. 2. 29.
연탄 한 장 / 안도현 연탄 한 장 /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니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 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 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에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2024. 2. 27.
2월에 꿈꾸는 사랑 / 이채 2월에 꿈꾸는 사랑 / 이채 봄이 오면 나도 예쁜 꽃 한 송이 피우고 싶어 어울려 피는 꽃이 되어 더불어 나누는 향기이고 싶어 용서의 꽃은 돌아선 등을 마주 보게 하고 이해의 꽃은 멀어진 가슴을 가깝게 하지 겸손의 꽃은 다가선 걸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의 꽃은 마음을 이어주는 기쁨이 되지 나눔의 꽃은 생각만 해도 행복한 미소 배려의 꽃은 바라만 봐도 아름다운 풍경인 걸 사랑과 믿음의 빛으로 내가 어디에 있건 환히 나를 비추는 당신 햇살같이 고마운 당신에게 감사의 꽃도 잊어선 안 되겠지 2024. 2. 24.
이제는 봄이구나 / 이해인 이제는 봄이구나 / 이해인 강에는 조용히 얼음이 풀리고 나무는 조금씩 새순을 틔우고 새들은 밝은 웃음으로 나를 불러내고 이제는 봄이구나 친구야 바람이 정답게 꽃 이름을 부르듯이 해마다 봄이면 제일 먼저 불러보는 너의 고운 이름 너를 만날 연둣빛 들판을 꿈꾸며 햇살 한 줌 떠서 그리움, 설레임,기다림 향기로운 기쁨의 말을 적는데 꽃샘바람 달려와서 네게 부칠 편지를 먼저 읽고 가는구나, 친구야 2024.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