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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기도 한가위에 / 이해인 달빛 기도 한가위에 / 이해인 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 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 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마음과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 달이 먼저 뜹니다 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두고 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둥글게!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2023. 9. 26.
코스모스 / 윤동주 코스모스 / 윤동주 청초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소녀가 못 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 핀 정원으로 찾아간다 코스모스는 귀뚜리 울음에도 수집어지고 코스모스 앞에선 나는 어렸을 적처럼 부끄러워지나니 내 마음은 코스모스의 마음이오 코스모스의 마음은 내 마음이다 ERNESTO CORTAZAR - The Greatest Miracle Of Love 2023. 9. 21.
그림자 / 민병윤 그림자 / 로즈 민병윤 한적한 시골 초라한 담벽 아무도 봐 주는 사람 없는 곳에 내가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은 것은 종일 친구 같은 그림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화려한 꽃도 아니며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 것도 아닌 나를 종일 친구처럼 지켜 주는 그림자 함께 피고 시들고 말라가며 낙엽되어 흙으로 돌아 갈 때까지 판화처럼 닮은 모습으로.. 시들어 가는 모습을 아름답게 봐 주고 넉넉한 마음으로 서로를 보듬어 주며 만나면 다정한 미소와 따뜻한 손길을 주는 친구 세상에 단 하나 뿐인 그림자! Forever in Love · Kenny G 2023. 9. 17.
국화 앞에서 / 김재진 국화 앞에서 / 김재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많은 사람들은 모른다. 귀밑에 아직 솜털 보송보송하거나 인생을 살았어도 헛 살아버린 마음에 낀 비계 덜어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른다. ​사람이라도 다 같은 사람이 아니듯 꽃이라도 다 같은 꽃은 아니다. ​눈부신 젊음 지나 한참을 더 걸어가야 만날 수 있는 국화는 드러나는 꽃이 아니라 숨어 있는 꽃이다. ​느끼는 꽃이 아니라 생각하는 꽃이다. ​꺾고 싶은 꽃이 아니라 그저 가만히 바라보는 꽃이다.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적은 가을날 국화 앞에 서 보면 안다. ​산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굴욕을 필요로 하는가를. ​어쩌면 삶이란 하루를 사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견디는 것인지 모른다. ​어디까지 끌고 가야할지 모를 인생을 끌고 묵묵히 견디어내는 것인지 모른다. 2023.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