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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기상(起床) - 김은식

by 이첨지님 2024. 4. 6.


봄의 기상
(起床) - 김은식

 

봄은 작은 풀씨를 깨우기 위해

간밤에 비를 내렸다

 

생명인양 묻어 두면 싹을 틔우는 봄

가슴에 묻어 둔 것들을 틔우려 하네

 

담장 옆에

번지듯 돋아나는 새싹들

 

언 땅을 녹이고

근심의 돌을 밀치고

아침 햇살 앞에 기지개를 켠다

 

봄은 일제히 돋아나, 번지는

희망, 그리움, 기다림의 씨앗들로

 

우리 가슴에 묻어둔

해묵은 풀씨의 이름들을 깨우려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