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다가 가끔은 흐린 거울을 다시 닦으며 제 얼굴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마음도 그렇게 오래 닦지 않고
팽개쳐둔 거울처럼 먼지가 끼어 있기도 할 것입니다.
오래 갈지 않고 버려둔 묵정밭처럼 마음도 어느새
그렇게 잡초가 무성한 폐원이 되어 있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들은 너무 앞만 보고 살아온 것은 아닐까요.
우리들은 너무 달려오기만 해온 것은 아닐까요.
우리들은 너무나 급히 가기만 하다 너무 멀리 와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렇게 치달아가는 우리들의 삶의 끝은 어디일까요

언제쯤 우리들은 가다가 걸음을 멈추어 쉬고 물 한
모금을 나누어 마실 수 있을까요 언제쯤 우리들은 계산
없는 웃음으로 담배 한 개비를 나누어 피며 서로 가진
것을 나누고 서로를 억압하지 않으며 서로의 것을 빼앗아
가지려고 하지 않으며 이기주의의 벽을 허물 수 있을까요.
오늘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가시철망이 되는 자리에서
벗어 나지 않는 한 결국은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게 되고
우리도 상처뿐인 모습으로 늙어가고 말 것입니다.
뒤돌아보아야 합니다
살다가 가끔은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보며 본인의 제
모습으로 돌아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