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가면을 쓰고 있네 / 폴 로렌스 던바
우린 웃고 속이는 가면을 쓰고 있네,
가면은 우리 얼굴을 숨기고 우리 눈을 그늘지게 하네,
우리는 인간의 간교함 때문에 이 대가를 치르네.
우리는 찢어지고 피 흘리는 심정으로 웃음 짓고
여러 가지 미묘한 뜻으로 말을 하네.
왜 이 세상은 영악하기만 하는가?
우리의 눈물과 한숨을 헤아려주는데....
아니, 그들이 우리를 보기만 하게 하라,
우리가 가면을 쓰고 있는 동안.
우리는 웃음을 띠지만, 오 위대한 그리스도시여,
그대를 향한 우리의 외침은 고통의 영혼에서 나오나니.
우리는 노래를 하지만, 오 우리 발밑의 흙은
더럽고, 갈 길이 머네.
하지만 세상은 달리 꿈꾸게 하라
우리는 가면을 쓰노니!
1895년에 쓰여진 이 시는 남북전쟁 이후인
19세기 말에 흑인의 정체성
으로 살아가는 시인의 현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해방이 되었으나
흑인으로서 살아가는 삶이 당연히 나아져야했으나,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인종주의는 더 극렬해지고 삶은 더 어려워진 시기입니다.
겉으로는 명랑한 체, 용감한 체, 아무렇지도 않은 체
억압을 버티는 삶을 가면을 살아가는 삶에 비유한 것이지요
[출처 : 정경심 ‘희망은 한 마리 새, 132족 해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