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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빈 의자이고 싶습니다 / 윤석구

by 이첨지님 2024. 3. 19.

 

 

아름다운 빈 의자이고 싶습니다 / 윤석구

 

누구라도 편하게 앉아

명상도 하고 잠시 삶을 내려 놓고

쉬어갈 수 있는

편안한 빈 의자이고 싶습니다.

 

바람도 좋고 지나가는

한 줄기 소나기도 좋습니다.

 

살아보니

의자만큼 반가운게 없더이다.

힘들면 제일 먼저 찾는 것이

모든걸 내어주는 그루터기 같은

빈 의자 입니다.

 

낙엽지는 공원의 빈 의자는

외롭고 쓸쓸해 보이지만

잠시 앉아보면 비움의 아름다움이며

더할 나위없는 인생 여백의 자리입니다.

 

호수가 물결이 출렁이는

공원의 빈 자리는

누군가 기다리는 그리움이고

예쁜커플이 행복의 웃음을 풍기는

향기입니다.

 

노인에게는 지나간 삶의 쉼터이고

남아있는 삶의

오아시스같은 희망입니다.

 

아름다운 빈 의자이고 싶습니다.

봄 한철 열정을 피우고

살며시 내려앉은 꽃잎이라도

하늘끝에서 춤추며 내려오느라 지쳤을

한겨울 함박눈 송이 송이라도

오롯이 잠시 쉬어 갈수 있는

 

누구에게나 안락한

빈 의자이고 싶습니다

세상의 빈 의자이고 싶습니다.

 

모든 걸 내어주는

빈 의자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