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빈 의자이고 싶습니다 / 윤석구
누구라도 편하게 앉아
명상도 하고 잠시 삶을 내려 놓고
쉬어갈 수 있는
편안한 빈 의자이고 싶습니다.
바람도 좋고 지나가는
한 줄기 소나기도 좋습니다.
살아보니
의자만큼 반가운게 없더이다.
힘들면 제일 먼저 찾는 것이
모든걸 내어주는 그루터기 같은
빈 의자 입니다.
낙엽지는 공원의 빈 의자는
외롭고 쓸쓸해 보이지만
잠시 앉아보면 비움의 아름다움이며
더할 나위없는 인생 여백의 자리입니다.
호수가 물결이 출렁이는
공원의 빈 자리는
누군가 기다리는 그리움이고
예쁜커플이 행복의 웃음을 풍기는
향기입니다.
노인에게는 지나간 삶의 쉼터이고
남아있는 삶의
오아시스같은 희망입니다.
아름다운 빈 의자이고 싶습니다.
봄 한철 열정을 피우고
살며시 내려앉은 꽃잎이라도
하늘끝에서 춤추며 내려오느라 지쳤을
한겨울 함박눈 송이 송이라도
오롯이 잠시 쉬어 갈수 있는
누구에게나 안락한
빈 의자이고 싶습니다
세상의 빈 의자이고 싶습니다.
모든 걸 내어주는
빈 의자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