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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시 - 이해인

by 이첨지님 2024. 1. 30.

 

2월의 시 -  이해인 

​하얀 눈을 천상의 시처럼 이고 섰는 
겨울나무속에서 빛나는 당신 

​1월의 찬물로 세수를 하고 
새벽마다 당신을 맞습니다 

​답답하고 목마를 때 깎아먹는 
한 조각 무맛 같은 신선함 

​당신은 내게 잃었던 주지 못할 일상에 
새 옷을 입혀준 고통과 근심 

​내가 만든 한숨과 눈물 속에도 
당신은 조용한 노래로 숨어있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우리의 인사말 속에서도 당신은 
하얀 치아를 들어내며 웃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 있음으로 
또다시 당신을 맞는 기쁨 

​종종 나의 불신과 고집으로 
당신에게 충실치 못했음을 용서하세요 

​새해엔 더욱 청정한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