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온 아침
눈이 온 아침은
앞산이 갑자기 가까워 보였다
허옇게 눈이 쌓인 등성이가
코 앞에 다가서고
논두렁 응달마다
댓잎처럼 파랗게 빛나는
꿩 발자국
그런 아침엘수록
아침 일찍 친구를 부르러 갔다
눈이 하얗게 쌓인
싸립문 앞에서
장수야 덕수야 학교 가아자
큰소리로 친구를 부르면
대답 대신 쌉쌀개가 컹컹 짓고
감나무 가지에 쌓인 눈이
와르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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