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詩

올 봄 / 김용택

by 이첨지님 2015. 2. 9.

 

 

 

 
           

           올 봄 / 김용택

 

올 봄엔 때없이 바람이 불곤 합니다
저물녘에 잠들었던 바람이
한밤중에 깨어나
잠긴 문을 아무데나
흔들어대곤 했습니다

 

아무도 문 열지 않았습니다
나도 이불 속에서
생각을 생각하며
생각이 자리잡히지 않아
돌아눕곤 했습니다

 

잠들어 누운대로 눈 뜨면
새벽별 하나가
금간 벽 틈으로
나를 물그러미 쳐다보곤 했습니다


( "누이야 날이 저문다" 시집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