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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詩

내 나이 가을에 이제서야 보이는

by 이첨지님 2014. 11. 10.

 

 

 

 

       

       내 나이 가을에 이제서야 보이는

      젊었을 적
      내 향기가 너무 짙어서
      남의 향기를 맡을 줄 몰랐습니다.

      내 밥그릇이 가득차서
      남의 밥그릇이 빈 줄을 몰랐습니다.

      사랑을 받기만 하고
      사랑에 갈한 마음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세월지나 퇘색의 계절
      반짝 반짝 윤기나고 풍성했던
      나의 가진 것들 바래고 향기도
      옅어지면서 은은히 풍겨오는 다른 이의
      향기를  맡게 되었습니다.

      고픈 이들의 빈 소리도 들려옵니다.
      목마른 이의 갈라지고 터진 마음도 보입니다.

      이제서야 들리는
      이제서야 보이는
      내 삶의 늦은 깨달음
      이제는 은은한 국화꽃 향기 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내 밥그릇 보다 빈 밥그릇을 먼저 채워주겠습니다.
      받은 사랑 잘 키워서 더 풍성히 나누어 주겠습니다.

      내 나이 가을에
      겸손의 언어로 채우겠습니다.


      - 좋은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