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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詩

12월의 기도

by 이첨지님 2008. 12. 21.

12월의 기도

12월의 기도 - 조규옥

 

마지막 남은 달력 한장이

차가운 겨울 바람에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뒤돌아 보면

낮은 곳으로 내려가겠다는

다짐은 간 곳 없고

높은 곳으로 오르려고

버둥대며 살아 온 삶이었습니다

 

이제 참회의 촛불을 켜렵니다

 

어려운자들과

고통 받는 자들에게

열리지 않았던 가슴을

마지막 남은

단 며칠만이라도 활짝 열어

그들과 함께 하게 하소서

 

겨울 숲 빈 나뭇가지에

 

밝게 스미는 햇살처럼

저 마다의 가슴 속에

한 줄기 사랑의 빛이 스미어

오래도록 머물게 하소서

 

그리하여 모두가

희망으로 가득 찬

새해를 맞이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