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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첫 발자국 / 박남준

이첨지님 2023. 1. 1. 05:44

새의 노래를 듣기 위해 새장을 사지 않고

주머니를 꺼내 모이 그릇에 채워놓지 않고

한 그루 나무를 심고 물을 주며

향기로운 그늘을 키우는 사람이 있다

 

꽃을 꺾어 창가에 놓지 않고

꽃씨를 뿌리며 그 꽃씨가 퍼져나가

세상을 물들이는 꿈을 꾸는 사람이 있다

 

제 몸의 온기를 나누어

쫓기고 지친 마음을 껴안을 수 있다면

한 뼘은 더 따뜻해질 것이다

우주의 시간이 빛날 것이다

 

새해 첫 마음 한 발, 첫 발자국

내 안의 바로 너

나 또한 세간의 문을 열고 그 길에 한 걸음

내딛는 시작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