七 장한가 계속
長 恨 歌 (장한가)계속
五二, 到此躊躇不能去 도차주저불능거
마외파에 이르러 머뭇머뭇 떠나지를 못 했노라
五三, 馬嵬坡下泥土中 마외파하이토중
양귀비 쓰러진 언덕 흑더미 속에는
五四, 不見玉顔空死處 불견옥안공사처
꽃다운 얼굴 안 보이고 허술한 무덤뿐일세
五五, 君臣相顧盡沾衣 군신상고진첨의
환궁하는 군신들 뒤돌아보며 흘린눈물
흠뻑 옷 젖었으며
五六, 東望都門信馬歸 동망도문신마귀
넋잃고 동쪽 대궐문 바라보며
터덜터덜 말에 걸음 맡겼네
五七, 歸來池苑皆依舊 귀래지원개의구
궁궐에 돌아오니 뜰과 연못 옛
그대로이고
五八, 太液芙蓉未央柳 태액부용미앙유
태액지의 연꽃, 미앙궁의 버들
반기나 님은 없어라
五九, 芙蓉如面柳如眉 부용여면유여미
연꽃이 님의 얼굴인 듯, 버들잎이
님의 눈썹인 듯
六十, 對此如何不淚垂 대차여하불루수
바라보는 마음 어찌 눈물 떨구지
않으리오!
>
장한가 [長恨歌]
요약 중국 당대의 시인 백거이가 젊은 시절에 지은 서사적인 장가.
제재는 현종(玄宗) 황제와 양귀비(楊貴妃)의 비련(悲戀)에 관한 것이며, 4장으로 되었다. 제1장은, 권력의 정상에 있는 황제와 절세가인 양귀비의 만남과, 양귀비에게 쏟는 현종황제의 지극한 애정 등을 노래하였다. 제 2장에서는, 안녹산(安祿山)의 난으로 몽진하는 길에, 양귀비를 어쩌다 죽게 한 뉘우침과 외로움으로 가슴이 찢어지는 황제의 모습을 그렸다. 제3장은, 환도 후 양귀비의 생각만으로 지새는 황제를 묘사한다. 제4장에서는, 도사의 환술(幻術)로 양귀비의 영혼을 찾아, 미래에서의 사랑의 맹세를 확인하게 되었으나, 천상(天上)과 인계(人界)의 단절 때문에 살아 있는 한 되씹어야 할 뼈저린 한탄이 길게 여운을 끈다.이 작품에서는 변화무쌍한 서사(敍事)의 사이사이로 사랑의 기쁨, 외로움, 괴로움 등의 서정(敍情)이 섬광처럼 번쩍이며, 외길 사랑으로 탄식만 해야 하는 현종이 새로이 창조되어 인간으로서의 사랑의 비중을 역력히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