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詩

9월을 위한 序詩 / 도지현

이첨지님 2015. 9. 8. 18:12


 

9월을 위한 序詩

 

9월은 바람 소리가

점점 거칠어 지는 계절입니다

마른 바람은 초목을 불태우고

시나브로 삭막에 젖어 들게 합니다

 

모든 것들이 풍요로워지는 9월

허나, 풍요 속에서도 가난은 존재 하나니

때로는 불공평으로 하늘에 눈 흘기게 되고

가지지 못한 이들에게 연민을 느낍니다

 

알곡들은 익어 몸집을 부풀리다

결국엔 살갗을 터트리는데 그 소리가

가을 들녘에서 폭죽이 되어 터집니다

 

먼 하늘이 낙조에 붉게 물들면

산야도 질세라 더욱 붉어지며

활활 타오르는 불길은 온 누리를 태웁니다

 

점점 무르익어가는 계절의 중심부에서

황량한 바람은 불어 오지만

결실의 계절답게 모든 것이 풍요로우니

9월이란 계절은 축복의 계절입니다.

 

藝香 도지현 〈9월을 위한 序詩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