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詩 가을의 초대장 / 정용화 이첨지님 2015. 9. 16. 15:06 가을의 초대장 가을이 나에게 초대장을 보내왔습니다꼭 오시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만그대와 함께 가고 싶습니다만약, 그대가 못 갈 사정이 생기시더라도 죄송하지만 그대의 시간을 훔칠 계획입니다나뭇잎마다 시화전을 한다는군요예쁜 잎새에 시를 한편 쓰고 색깔을 넣어서대지 앞으로 제출한다고 합니다심사는 그대가 해도 좋겠습니다 밤하늘 오선지에 그려진 악보를 보고귀뚜라미는 연주회를 한다는군요이것도 그대가 심사해도 좋겠습니다해질 무렵에는 구름이 수채화를 그린답니다역시 심사는 그대의 몫입니다꽃들은 패션쇼를 한다는데 그대가 특별 출연한다면갈채를 받을 겁니다 햇빛은 과일 조각전을 한다고 합니다이것도 볼만하겠습니다그대와 팔짱을 끼고 축제에 간다고 생각하니가을 하늘만큼이나 마음이 설레고 기쁘답니다제발, 일이 바쁘다고 구차한 변명은 하지 마세요내가 싫거나, 가을이 싫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가을 축제에 꼭 같이 가겠다고 손도장 찍어요... - 정용화 -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