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가슴이면 / 늘봉 한문용
바람 아래에서
즐비하게 늘어선 나무 위를
일렁이는 파도 위를
태초부터 햇빛은 세월을 삼키고서야 부서지고
숨 쉬며 살아 온
내 삶의 언저리에 깔깔거리며
다가선 고통
기인 어둠의 터널을
가고 오고
무색 여정의 모롱이에서
내 빛깔은 헐떡임으로 얼룩져 있어
회색빛으로 늘 암울하다.
새녘
마른 풀잎이
이슬을 받아 마시고
별처럼 소리 내지 않는 하루를 사는 것처럼
냇물이
골짜기를 흐르고
들을 적시는 젖줄처럼
마음의 피가 내 육신을 돌고 도는
시인의 가슴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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