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詩

바람을 실어 온 억새 이야기 / 서우봉

이첨지님 2012. 9. 24. 18:56

     

     

    바람을 실어 온 억새 이야기 / 서우봉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근 원 도 알 길 없는 가을빛이 히죽거리는 들판에서 무리지어 휘젓는 흔들의 노래를 긴 현의 가는 떨림처럼 살을 비비는 아픔의 노래를 목청껏 불러대니 바람을 실어 올 수밖에 가슴을 때리는 그 소 리 에 구름이 흐느적거리고 구부정한 가을 안개가 산굼부리 분화구에 생성을 알수 없는 구덩이를 냈다. 오늘도 억새는 종일 북적이는 사람들 틈새에서 바람을 실어 오는 노래를 부른다.